▼ 작가 인터뷰(Q&A)
지역 공예가로서 아산공예창작지원센터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나요?
제 가까이에 이와같은 언덕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 언덕을 이루기까지 수많은 결들이 쌓였을 유서 깊은 박물관은 우리 전통의 원형을 간직한 창작의 보고였고 그 안에 자리 잡은 공예창작센터의 존재는 자신만의 언덕을 이루려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저를 포함한 작가들에게 위로가 되고 용기를 주고 확신을 갖게 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품위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향기와 에너지가 가득한 곳이라 할까요? 센터의 지원과 믿음은 저 혼자 해결하기 벅찬 틀,고정관념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나아 갈 수 있는 물길을 열어주었습니다. 물길이 열렸으니 저는 열심히 노를 저어야겠네요.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될 경험 또한 기대가 됩니다. 여러분도 문을 두드리시고 꼭 방문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옻칠 공예가로 주로 어떤 작업을 하고, 작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옻칠은 천연 색의 깊이감, 항균, 항습, 방부성 등이 있는 도막의 고착으로 칠할수록 단단함이 있고 예로부터 천연 접착제로 쓰였던 만큼 뛰어난 접착력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다른 물성들과의 잘 어울리며 품격 있게 하는 특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옻칠의 특성을 이용하여 주로 한지,닥죽으로 형태를 만들고 옻칠과 결합하여 과거로부터 지금을 잇는 시간의 축적물인 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업과 정자체가 색감과 질감이 중요시되는 부분이기에 이번 실험 작업의 많은 소스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같은 연장선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작업을 할 때의 가치를 두는 부분은 ‘진심’으로 정성, 시간 힘이 녹아든 무엇이든 오롯이 그 진정성이 인정을 받는다 믿습니다.
아산공예창작지원센터와 무슨 실험을 진행했고, 실험을 하며 만난 기존의 재료(옻칠)는 어떤 새로움을 보여주었나요?
한지(종이),비단,원단(섬유)등의 재료에 옻칠이 만나서 구현되는 색감,질감 등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면서 각 재료들이 가진 물성이 옻칠과 융합하여 가장 완벽하게 드러나는 순간을 찾기 위해 노력한 실험이었습니다. 숨어있던 순간의 지점을 다양하게 관찰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통합 속의 부분으로 자라 잡고 있던 하나의 부분을 개별적 전체로 인식해 작품의 요소로 표현해보는 과정 중에 옻칠 자체가 다른 물성들을 만나 그 성질을 보완해주고 때론 강화시켜주는 상생의 조화로운 힘을 가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를 통해 옻칠의 원초적 재료의 본성을 더욱 잘 관찰했다고 할까요? 가감하지 않는 순간 우연과 즉흥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무척이나 다채로웠습니다.그 동안 작업했던 방식의 견고함에서 벗어나 저에게 새로운 미의식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다양한 한지(종이)와 원단에 옻칠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실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재료들의 물성이 유기적으로 상호 보완하여 새로운 가치를 지향 하는 것을 유념하였습니다. 각각 고유의 자연성을 내포한 재료들이라서 물과 같은 옻칠이 스며들어 화(化) 해질때의 모습이 어떠할까 상상하는것만으로도 즐거웠는데요. 소재의 자연성이 옻칠과 연결되면서 구현되는 정해지지않은 느낌 자체가 다양한 분야에 잘 활용되어져 또다른 가치가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옻칠이 지닌 실용의 가치를 넘어 작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선사하리라 생각됩니다.
아산공예창작지원센터와 새로운 작업을 준비 중이신 것으로 아는데, 어떤 작업을 진행 중이신지 간단하게 설명 부탁 드립니다.
한지와 자연의요소(돌가루,흙 등)를 더해 옻칠과 함께 섞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밀도감과 성형감을 높이기 위해서 인데요. 이 반죽 덩어리들이 우연과 즉흥속에서 고유한 물질로 화해 드러내지는 오브제성격의 실용이 가미된 장식품을 선보이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센터에서 다양한 레퍼런스와 피드백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으신가요?
전통에 의한 신뢰를 바탕으로한 옻칠이 존재한 축척의 과정을 새롭게 인식하고 법고창신의 정신을 더욱 마음의 중심에 두고 한발한발 걸어가고자 합니다. 옻칠을 매개가 되는 다양한 실험들을 계속해서 탐구해 갈 것입니다. 이 가운데 특히 한지와 옻칠의 연결성을 계속 확장하고 여러분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10월 중 (아산외암공예관갤러리)에서 전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지와 옻칠이 만났으니 이들을 통해 따뜻하고 부드럽고 차분한 자연을 닮은 미감으로 일상을 밝히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